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한국 2루수, 돋보였다"...김혜성, MLB 눈도장 제대로 찍었다
팀 코리아 '캡틴' 김혜성(26·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앞에서 쇼케이스를 완벽하게 마쳤다.김혜성은 17일과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출전, 각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를 상대로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7일 샌디에이고전에서 4타수 1안타를 친 그는 18일 다저스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 MLB 타자들을 상대로 깔끔한 타격을 선보였다.특히 18일 안타가 상당히 예리했다. 이날 김혜성의 상대는 다저스의 영건 선발 투수 바비 밀러. 최고 시속 100.1마일(161㎞) 강속구를 뿌렸으나 팀 코리아 타자들은 주눅들지 않고 덤볐다. 김혜성은 3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밀러의 시속 157㎞ 강속구를 통타했고, 이는 날카롭게 오른쪽 외야로 날아가는 2루타가 됐다. 김혜성의 2루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든 팀 코리아는 후속타를 뽑아 2득점, 잠시 다저스를 상대로 역전하기도 했다.김혜성의 활약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게도 퍽 인상적으로 남았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 야수 중에는 2루수가 돋보였다. 타격도 좋고, 수비할 때 움직임이 좋았다"라고 그를 지목했다.
외신 기자들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존 모로시 MLB 네트워크 기자는 경기 후 류중일 감독과 김혜성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가 "밀러의 강속구를 어떻게 공략했나"고 질문하자 김혜성은 "볼 카운트가 유리해서 과감하게 스윙했다. 공격적으로 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지난 2017년 키움에서 데뷔한 김혜성은 올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해 MLB 도전을 앞두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과는 유형이 조금 달랐다. 그는 지난해 키움 소속으로 타율 0.335 7홈런 25도루 57타점 104득점을 기록했다. 정교한 콘택트와 빠른 발을 자랑하는 KBO리그 대표 2루수로 성장한 시즌이었다. 다만 과거 MLB에 진출한 홈런 타자들과 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선수의 가치가 하나로 수렴하진 않는다. MLB 선수들을 상대로 제 실력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그를 찾는 팀이 나올 수 있었는데, 스페셜 매치에서 이를 증명했다. 양일간 한국 선수들을 보러 두 팀의 스카우트팀은 물론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사장, 로버츠 감독 등 여러 고위 관계자들도 김혜성의 활약을 눈에 새겼다.쇼케이스는 끝났다. 남은 건 2024년 정규시즌이다. 한 번 더 진화한다면 내년 김혜성의 유니폼은 빅리그의 그것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9 06:16